1. 서 론
2. 방법론
2.1 사이트 선정
2.2 서현동 전력 사용 에너지 용도별 분석
2.3 건물 용도별 패턴 분석 및 유사성 검증
2.4 평탄화 알고리즘 선정
2.5 용도 비율 최적화 알고리즘
2.6 제한 조건 선정 및 적용
3. 결과 및 토의
3.1 평탄화 알고리즘 적용 결과
3.2 토의
4. 결 론
1. 서 론
현대 사회에서 에너지 수요는 지속해서 급증하고 있으며, 특히 도시 지역에서 그 증가세가 더욱 두드러진다. 2024년 기준으로 전 세계 도시화율은 81.5%1)에 이르렀으며, 이에 따라 도시 내 에너지 소비와 온실가스 배출량도 증가하고 있다. 전력망 부하의 증가는 전력 공급의 안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특히 특정 시간대에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피크 부하 현상은 전력망 안정성을 위협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
Benetti et al.2)의 연구는 피크 시간대의 전력 사용량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전력망 부하를 완화하고 서비스 품질을 향상할 수 있음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배경에서 도시 에너지 사용 패턴을 정확히 파악하고 예측하는 것은 에너지 관리를 위한 필수적 요소로, 전력망 효율성을 높이고 에너지 자원을 효과적으로 운용하기 위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그러나 도시 건물의 에너지 사용 패턴을 분석해 보면, 특정 용도의 건물에서 전력 사용량이 특정 시간대에 집중되어 에너지 소비의 효율성이 감소하는 경우가 생긴다. 이는 전력망 부하를 가중하고 에너지 자원의 낭비를 초래하며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로 이어진다. 이에 따라 에너지 사용량 변동을 줄이고 피크 부하를 낮추며, 전체 에너지 사용 패턴을 평탄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기존 도시 건물 에너지 모델링(Urban Building Energy Modeling, UBEM) 연구3)는 주로 에너지 공급 효율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해 왔다. 예를 들어, Johari et al.의 연구4)는 신재생에너지를 도입하거나 발전 설비의 효율성을 개선하여 전력 공급 안정성과 효율성을 향상하는 방법을 제안하였다. 한편, 캠퍼스 단위에서 도시 건물 에너지 모델(UBEM)을 구축하기 위해 교육․실험실․주거․서비스 건물 등의 에너지 소비 특성을 종합해 도시 에너지 소비 패턴을 예측하는 연구5)도 진행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들은 대부분 대표 건물의 단순화된 에너지 사용 스케줄(에너지 패턴)을 기반으로 하여, 계절별․일상적 패턴 변화를 세밀하게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를 보였다. 이에 따라 실제 도시 환경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변수를 적절하게 반영하지 못함으로써 에너지 관리 효율성을 저하할 수 있다.
부하 평탄화와 관련한 연구 또한 진행되고 있다. Uddin et al.6)는 에너지 저장 장치(Energy Storage System)와 지능형 제어 알고리즘을 결합해 전력 사용량의 시간대별 변동성을 완화하는 방안을 제안했으며, 이를 통해 전력망 부하와 에너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음을 시뮬레이션으로 확인하였다. 또한, 중앙 집중형 HVAC 시스템 관리와 지능형 가전의 최적 스케줄링을 통해 커뮤니티 단위의 피크 부하를 약 25%까지 감소시킨 연구7) 결과도 보고되었다.
본 연구는 기존 연구의 연장선에서 도시 내 건물 용도 비율 조정을 통한 에너지 수요의 시간적 최적화를 시도한다. 각 건물 용도별 에너지 사용 패턴을 세밀하게 분석하여, 이를 토대로 최적화 알고리즘을 적용해 용도별 에너지 사용량을 조정함으로써 전체적인 에너지 수요 패턴의 평탄화를 목표로 한다. 다만, 일반적인 도시계획은 에너지 수급뿐 아니라 균형발전, 인구 밀도, 사회․경제적 요인, 교통, 법․제도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된다. 본 연구는 “에너지적 관점”에 초점을 맞춰 건물 용도 비율 조정이 전력망 부하 감소에 미치는 잠재 효과를 검토한 것으로, 도시계획 전반의 이해관계와 제약 요인을 모두 반영했다고 보긴 어렵다. 그럼에도 본 연구를 통해 건물 용도 조정을 통한 전력망 부하 경감 효과를 정량적으로 추정함으로써 향후 에너지 친화적 도시계획 수립에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본 논문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2장에서는 연구 방법론을 제시하며 대상 지역 선정 과정, 건물 용도별 에너지 소비 패턴 분석, 최적화 알고리즘을 활용한 용도 비율 최적화 방법을 설명한다. 3장에서는 최적화 알고리즘 적용 결과와 에너지 사용 패턴이 전력망 안정성 및 에너지 효율성에 미치는 영향을 논의한다. 4장에서는 결론과 향후 연구 방향을 제시한다.
2. 방법론
본 연구의 방법론은 Fig. 1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먼저 재건축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검토하고 연구 대상지를 선정하였다. 다음으로 대상지 사이트의 건물 용도별 시간대별 전력 사용량 데이터를 수집해 전처리하고 용도별 에너지 소비 패턴을 파악하였다. 이를 통해 패턴의 유사성을 분석하고 클러스터로 분류하여 클러스터별 특성을 해석하였다. 에너지 패턴 평탄화를 위해 여러 알고리즘을 표준편차로 활용한 지표를 통해 비교 후 선정하였고, 현실적인 도시 건물 용도를 반영하기 위한 제한 조건 선정 후 최적 건물 용도 비율을 선정하였다.
2.1 사이트 선정
본 연구는 도시 재생과 에너지 사용 패턴 평탄화 가능성을 실증적으로 검토하기 위해 적합한 연구 대상지를 선정하였다. 대상지는 국가 차원에서 조성된 1기 신도시 중 재건축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검토하였다. 1기 신도시는 이미 구축된 기반 시설과 다양한 용도의 건물이 밀집해 있으며, 노후화로 인해 재건축 필요성이 높은 특성을 보인다. 이러한 특성은 건물 용도 비율을 조정하여 에너지 관리 전략을 적용하고 검증하기에 적합한 환경을 제공한다.
특히, 최근 시행된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8)”은 지역 단위에서의 에너지 생산과 소비를 촉진하여 전력망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법안은 재건축 과정에서 에너지 관리와 효율성 향상을 위한 정책 도입을 의무화하고 있어, 에너지 사용 패턴 평탄화를 실현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한다. 이에 따라 1기 신도시는 본 연구의 목표와 부합하는 최적의 환경적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된다.
연구 대상지 선정 기준은 다음과 같다:
1. 시간별․용도별 에너지 사용량 데이터 확보 가능성: 다양한 용도의 건물이 균형 있게 분포하여 에너지 사용량 데이터의 정밀 분석이 가능한 지역.
2. 건축 논의 진행 여부: 도시 재생을 위한 재건축 또는 신도시 건축이 논의 중인 지역으로, 새로운 에너지 관리 전략의 실험적 도입이 비교적 쉬운 지역.
3.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 적용 가능성: 분산형 에너지 관리와 전력망 변화를 관찰할 수 있는 기반 시설을 보유한 지역.
이러한 기준에 따라, 본 연구는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을 연구 대상지로 선정하였다. 서현동은 다양한 용도의 건물이 균형 있게 분포되어 있어 도시 에너지 소비 패턴을 분석하기에 적합하며, 인근 발전소와의 연계를 통해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의 효과를 실증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또한, 재건축이 논의 중인 시범 단지가 있어 새로운 에너지 관리 정책의 도입과 그 효과를 실험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본 연구는 서현동을 사례로 하여 건물 용도 비율 조정이 에너지 사용 패턴 평탄화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하고, 이를 통해 전력망 부하 완화와 에너지 효율성 향상을 위한 실증적 근거를 제공하고자 한다. 건물 용도 비율을 재조정하여 시간대별 에너지 사용량 변동성을 최소화하고, 이를 통해 전력망 안정성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기존 도시에서 건물 용도 비율을 조정하는 것은 기술적․사회적 제약으로 인해 실현 가능성이 제한적이지만, 서현동은 재건축이 논의되고 있는 지역으로 이러한 제약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특성을 보인다.
Fig. 2는 2023년 서현동 지역의 건물 용도별 비율이다. 주거용(약 59%), 도/소매업(약 13%), 숙박 및 음식점업(약 5%) 등 다양한 용도의 건물 비율을 파악하였다.
2.2 서현동 전력 사용 에너지 용도별 분석
에너지 평탄화를 위해 건물 용도별 에너지 사용량 패턴을 파악하였다. 한국전력공사 데이터 안심 구역9)으로부터 성남시의 2019년부터 2023년까지의 표준산업분류10) 대분류에 따른 21개 건물 용도 및 주거용 건물 용도별/시간별 에너지 사용량 데이터를 수집하였다.
해당 지역의 각 건물에 대한 표준산업분류 대분류 용도는 브이월드11)의 API 서비스에서 확보하였다. 서현동의 총 건물 수는 25,561동이었으며, 주거용 15,200동, 도매 및 소매업 3,243동, 숙박 및 음식점업 1,278동, 교육 서비스업 991동, 기타 16개 용도 4,849동으로 이루어져 있다.
건물 용도별 시간별 에너지 사용량 데이터와 용도별 호수(戶數) 정보를 포함한 데이터 간의 매칭을 통해 용도별로 1호당 시간별 전력 사용량을 파악하였다. 이 중 표본 수가 5개 미만인 용도(가구 내 고용활동 및 달리 분류되지 않은 자가 소비 생산활동, 국제 및 외국기관)는 최적의 용도 비율 조합을 위해 제외하였다. 여기서 제외 기준은 단순히 표본 수 부족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해당 용도의 에너지 사용량 분포가 도시 차원에서 미미하거나 평균적인 도시 용도의 특성을 반영하지 않는 경우를 뜻한다. 즉, 도시 에너지 구성의 일반적인 패턴을 반영하기 위해 극히 소수의 표본인 용도 중에서도 총에너지 사용량이 낮은 범주를 제외함으로써 보다 대표적인 도시 용도 비율을 가정한 분석을 진행하였다.
수집된 데이터의 신뢰성과 정확성을 확보하기 위해 데이터 전처리를 수행하였다:
1. 결측치 처리: 데이터 수집 과정에서 발생한 결측치는 약 0.1% 존재하였으며, 해당 용도의 시간대별 평균값으로 대체하였음.
2. 이상치 제거: 용도별 에너지 사용량의 분포를 확인하여 상위 1%와 0의 값을 가지고 있는 수치를 이상치로 간주하고 제거하였음.
2.3 건물 용도별 패턴 분석 및 유사성 검증
Fig. 3은 서현동의 주요 건물 용도별 시간대별 전력 사용량 패턴이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 동안의 데이터로 건물 용도별 시간대별 에너지 소비 패턴을 분석하였다. 그 결과 대부분의 건물 용도에서 오전 9시부터 12시 사이에 최고 에너지 사용량을 기록하였으며 밤 시간대에는 에너지 소비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주거용 건물은 전체 에너지 사용량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였으며, 음식 및 주점업을 제외한 도/소매용 건물 등 나머지 용도 건물들은 업무 시간대에 에너지 사용이 집중되는 패턴이 두드러졌다.
용도별 시간대별 에너지 사용 패턴으로부터 용도 간 유사성을 검증하기 위해 K-means 클러스터링을 적용하였다. 이 과정에서 주성분 분석(Principal Component Analysis, PCA)을 활용하여 피크 부하, 평균 에너지 사용량, 최저 에너지 사용량 데이터와 같은 여러 데이터를 두 개의 주요 구성요소(PCA 1, PCA 2)로 축소하고 시각화하였다.
Fig. 4는 PCA를 통한 K-means 클러스터링 결과를 나타내며, 각 점은 건물 용도의 에너지 사용량 패턴의 특성을 2차원 좌표상에 나타낸 것이다. 좌표상 서로 가까운 점일수록 유사한 에너지 소비 패턴 형태를 보이며, 군집 간 거리가 멀수록 다른 패턴을 의미한다.
군집 개수(K)의 결정은 ‘Elbow Method’를 활용하여 수행하였다. 클러스터 개수가 증가할수록 클러스터 내 분산(Within-Cluster Sum of Squares, WCSS)이 감소하지만, K값이 4 부근에서 WCSS 감소율 변화량이 최소를 기록하는 지점(Elbow Point)을 확인하였다. 이를 통해 K=4가 최적의 클러스터 개수로 판단되었으며, 네 개의 주요 그룹이 형성됨을 확인하였다.
특히, 서현동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세 용도(주거용, 도매 및 소매업, 숙박 및 음식점업)가 각각 서로 다른 클러스터에 분류되어, 본 연구에서 해당 클러스터의 대표 용도로 작용함이 확인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주요 용도가 서로 다른 시간대별 패턴 개형을 나타내고 있음을 보여준다. 각 클러스터의 특징은 Table 1과 같다:
Table 1.
Comparison of cluster
클러스터 0은 사업시설 관리, 사업 지원 및 임대 서비스업을 의미하며 도시 내 다른 용도들에 비해 독자적인 패턴을 보인다. 그러나 서현동에서 0.9% 비율을 차지하여 전체 패턴 변화에 있어 유의미하지 않았다.
클러스터 1의 숙박 및 음식점업, 산업용 및 운수업, 기타 용도 건물들은 24시간 운영되거나 일정한 산업 활동에 따라 에너지 사용량이 비교적 일정하며, 야간에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특성을 보인다. 이러한 건물들은 전력 소비의 변동성이 적어 에너지 사용량 평탄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클러스터 2에 속한 주거용 건물 및 농업, 일부 제조업은 아침과 저녁 시간대에 에너지 사용이 급증하는 패턴을 보여, 거주자의 일상생활 리듬과 밀접한 연관성을 나타낸다. 이는 출퇴근 시간과 가정 내 활동이 집중되는 시간대에 에너지 수요가 높아짐을 의미한다.
반면에 클러스터 3의 상업용 및 업무용 건물 및 일부 제조업과 서비스업은 주로 업무 시간대인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사이에 에너지 사용이 집중되어 기업의 운영시간과 직접적인 상관관계를 보였다. 이는 업무용 건물의 에너지 소비가 주로 근무 시간대에 집중되어 있음을 보여주며, 해당 시간대에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한다.
도출된 군집 정보를 활용하여 용도 비율 최적화 알고리즘을 설계하고 적용하였다. 각 군집 내 유사한 시간대별 에너지 소비 패턴을 보인 용도를 그룹화한 후, 서로 다른 군집에 속한 용도를 조합함으로써 에너지 소비의 시간대별 변동성을 완화하도록 최적화를 수행하였다. 이를 통해 기존 소비 패턴의 불균형을 개선하고, 에너지 사용량의 평탄화를 효과적으로 도출할 수 있었다.
2.4 평탄화 알고리즘 선정
에너지 사용량 패턴 평탄화를 위해 다양한 최적화 알고리즘을 검토하고 비교하였다. 본 연구에서 말하는 ‘에너지 사용량 평탄화’란 시간대별 또는 혹은 월별 전력 수요를 고르게 분산시켜 특정 시간대나 특정 달에 과도한 피크 부하가 형성되지 않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도시 평균 에너지 소비량을 기준으로 사용량 패턴의 변동 폭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에너지 사용량의 ‘평탄화’는 시간별 평탄화와 월별 평탄화의 두 가지 접근 방식으로 나뉜다. 시간별 평탄화는 하루(24시간)를 단위로 전력 사용량의 변동 폭을 줄이고, 특정 시간대에 급증하는 피크 부하를 완화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주거용 건물의 아침․저녁 피크 부하와 상업․사무용 건물의 주간 피크 부하가 동시에 발생하지 않도록 건물 용도 비율을 조정함으로써 일일 피크 부하를 줄일 수 있다. 월별 평탄화는 연중 1월부터 12월까지 특정 달에 치우치는 에너지 수요를 분산하는 접근이다. 이는 여름철 냉방 수요나 겨울철 난방 수요와 같이 특정 계절에 집중되는 에너지 사용량을 분산하여 계절별 부하 변동을 완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우리나라는 계절별 기온 차이가 크고, 냉난방 수요의 변동성이 높아 여름과 겨울철 전력 소비가 집중되는 현상이 두드러진다. 이러한 특성은 도시 차원의 에너지 관리에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이런 이유로 본 연구에서는 월별 평탄화 방식이 특히 실효성이 높은 접근법으로 판단하였다. 계절별 부하를 고르게 분산함으로써 전력망 안정성을 높이고, 궁극적으로는 도시의 에너지 효율성과 지속 가능성을 향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 사용량 패턴 평탄화를 위해 검토된 알고리즘을 Table 2에서 나열하고 있다.
Table 2.
Comparison of optimization algorithms
알고리즘별 성능 평가는 Best Flattening Ratio (BFR)를 통해 비교하였다. BFR은 에너지 사용량 패턴의 평탄화 정도를 평가하기 위한 중요한 지표로서 시간대별 에너지 소비의 변동성을 에너지 사용량의 표준편차를 기반으로 수치화하여 나타내는 방법이다. 에너지 소비 패턴에서 시간대별 에너지 사용량을 기준으로 해당 시간대의 평균 에너지 소비량을 구한 후 평균값과의 차이의 제곱 합을 구한다. 이 제곱 합을 표준편차로 변환하여 BFR을 계산한다. 이때, 표준편차가 0에 가까워질수록 각 시간대의 에너지 소비가 평균과 유사하게 분포된 상태를 의미하며 이를 통해 각 시간대에 걸친 에너지 사용 패턴이 얼마나 균등하게 평탄화되는지 평가할 수 있다. 각 알고리즘의 성능을 공정하게 비교하기 위해 반복 횟수를 10,000회로 설정하여 동일한 조건에서 시뮬레이션을 진행하였다.
BFR: Best Flattening Ratio, n: 24시간(시간대 계수), Ei: 시간대 i에서의 에너지 사용량, u: 전체 시간대에서의 평균 에너지 사용량
Fig. 5의 분석 결과에서 보듯, HS 알고리즘은 다양한 평탄화 분석 결과에서 다른 알고리즘에 비해 평균 15% 더 낮은 BFR을 나타냈으며 시뮬레이션 수행 시간도 다른 알고리즘 대비 약 50% 이상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HS 알고리즘이 다양한 변수와 조건을 고려하여 효율적으로 탐색하고 빠르게 수렴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HS 알고리즘을 최적화 도구로 선택하여 에너지 사용량 패턴 평탄화를 진행하였다.
2.5 용도 비율 최적화 알고리즘
Fig. 6은 Harmony Search (HS) 알고리즘의 흐름도를 설명하는 것으로 본 연구에서 사용된 HS 알고리즘을 도시 건물 용도 비율 최적화에 맞춰 적용한 모습이다. 각 Step은 건물 용도 비율을 에너지 소비의 평탄화 목표에 맞추어 최적화하는 과정을 나타낸다.
Step 1에서는 HS 알고리즘의 기본적인 초기화 작업이 진행된다. 이 단계에서 설정된 주요 파라미터는 다음과 같다:
1. Harmony Memory Size (HMS): Harmony Memory (HM)에 저장될 해의 개수를 나타낸다. 본 연구에서는 HMS를 100으로 설정하여 충분한 해를 저장하면서도 계산 복잡성을 적절히 관리하고자 하였다.
2. Harmony Memory Considering Rate (HMCR): 새로운 해를 생성할 때 기존 HM에 저장된 해를 기반으로 생성될 확률을 나타낸다. 본 연구에서는 0.9로 설정하여 기존 해의 활용을 극대화하면서도 탐색 과정에서 새로운 해를 생성할 여지를 남겨 진행하였다.
3. Pitch Adjusting Rate (PAR): 새로운 해를 생성할 때 기존 해의 일부 값을 조정할 확률을 나타낸다. 조정된 해는 기존 해에서 약간의 변화를 거치며, 본 연구에서는 0.3으로 설정하여 기존 해의 미세한 조정을 통해 해를 개선할 가능성을 부여하였다.
4. 반복 횟수: 최대 50,000회로 설정하여 충분한 탐색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였다.
초기 건물 용도 비율은 연구 대상지인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의 기존 비율을 참고하여 무작위로 생성되며 이후 단계에서 최적화 과정의 시작점으로 사용된다.
Step 2는 초기화된 HM에 무작위로 생성된 건물 용도 비율 벡터를 저장하는 과정이다. 이때 각 벡터는 에너지 평탄화 목표를 기준으로 정렬되며 목적함수인 에너지 평탄화 함숫값을 기반으로 평가된다. 사용된 BFR은 시간대별 에너지 소비의 표준편차를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이를 통해 각 건물 용도의 에너지 소비 패턴을 평가한다.
Step 3에서는 HM에서 기억된 해들을 바탕으로 새로운 건물 용도 비율을 생성한다. HMCR과 PAR이 사용되어 기존의 해에서 일정 확률로 새로운 해를 생성하고 다양한 가능성을 탐색한다. 생성된 새로운 건물 용도 비율은 기존 해와 비교하여 에너지 평탄화 성능이 더 나은 경우에 업데이트된다.
Step 4에서는 새로운 용도 비율이 기존 HM에 저장된 해보다 나은 성능을 보일 경우 해당 용도 비율이 HM에 업데이트된다. 이는 에너지 소비의 평탄화가 더 잘 이루어졌을 때 해당하며 각 시간대의 에너지 소비 패턴의 변동성을 최소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Step 5는 종료 조건을 확인하는 단계로 다음과 같은 기준을 적용하였다. 반복 횟수(최대 50,000회)나 표준편차의 변화가 연속 1,000회 반복할 동안 0일 경우 알고리즘이 종료된다. 만약 이러한 종료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Step 3으로 돌아가 새로운 해를 탐색하게 된다.
2.6 제한 조건 선정 및 적용
Fig. 7은 건물 용도별 에너지 사용량에서 1,000 kWh를 기준값으로 설정한 뒤, 제한 조건 없이 HS 알고리즘을 적용한 사전 검토 결과를 나타낸다. 여기서 1,000 kWh는 각 건물 용도의 ‘평균적인 에너지 사용 패턴’을 파악하기 위한 임의의 기준치로, 단순 비교를 통해 용도별 패턴을 직관적으로 확인하고 평탄화 정도에 따른 비율 변화를 살피기 위해 선정하였다.
이 초기 결과에서 도시 전체 에너지 사용량 패턴의 평탄화(주황색 점선)는 잘 이루어졌음을 볼 수 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용도별 비율 변화를 살펴보면, 어업 80%, 컴퓨터 프로그래밍, 시스템 통합 및 관리업 19% 등 두 용도 합이 99%에 달하고, 주거용이나 서비스업의 용도 비율이 급격히 낮아지는 비현실적 배분이 나타났다. 이는 알고리즘이 최적화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현실적인 도시계획 기준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평탄화 지표 최소화’라는 목표에만 집중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용도별 비율에 대한 상한선과 하한선을 설정하는 제한 조건을 도입하였다. 제한 조건은 기존 용도 비율의 통계적 특성을 반영하여 설정하였다. 이를 통해 기존 데이터의 변동성을 고려한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용도 비율 조정이 이루어지도록 하였다.
제한 조건 설정 과정은 다음과 같다:
1. 각 용도의 기존 비율 데이터 수집 및 표준편차 계산: 서현동의 과거 5년(2019년 ~ 2023년) 건물 용도별 비율 데이터 기반으로 평균값(μ), 표준편차(σ) 계산
2. 상한선과 하한선 설정: 상한선 = μ + 10σ, 하한선 = μ - 10σ
3. 예외 처리: 하한선이 0% 미만인 경우 0%로 설정, 상한선이 100%를 초과하는 경우 100%로 설정
4. 주거용 비율에 대한 특별 고려: 도시의 주거 기능 유지와 주민 편의를 위해 주거용 비율의 하한선을 50%로 설정, 상한선을 80%로 설정
건물 용도 비율 조정의 예시로 도매 및 소매업 용도의 제한 조건은 Table 3과 같다:
Table 3.
Example of usage constraint for Wholesale and retail
Element | Value |
Mean ratio (μ) | 13% |
Standard deviation (σ) | 0.8% |
Upper limit (μ+10σ) | 13%+8% = 21% |
Lower limit (μ-10σ) | 13%-8% = 5% |
이러한 제한 조건 설정의 근거는 다음과 같다. 첫째, 통계적 근거 기반 설정으로 기존 용도 비율의 평균값과 표준편차를 활용하여 데이터의 변동성을 반영한 현실적인 범위 내에서 용도 비율 조정이 가능하게 하였다. 둘째, 도시계획의 현실성 반영으로 급격한 용도 비율 변화는 실제 도시계획에서 구현하기 어렵기 때문에 기존 비율의 ±10σ 범위 내에서 조정함으로써 현실성을 높였다. 셋째, 사회적 영향 고려로 주거용 비율의 급격한 감소는 사회적 문제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최소 비율을 설정하여 주민 생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방지하고 도시의 지속성을 유지하도록 했다.
이러한 제한 조건을 적용함으로써 HS 알고리즘의 최적화 과정에서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용도 비율 변화가 가능해졌다. 이는 에너지 소비 패턴의 평탄화를 추구하면서도 실제 도시계획의 제약과 사회적, 경제적 요인을 고려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하였다.
3. 결과 및 토의
3.1 평탄화 알고리즘 적용 결과
Fig. 8은 HS 알고리즘을 적용하여 통해 도시 전체 에너지 사용량을 월별 에너지 소비 패턴 기반으로 평탄화를 진행한 결과이다. 제공된 데이터의 전체 기간(2019 ~ 2023년)을 분석하고 연간 도시에서의 최대 피크 부하의 감소를 위해 냉난방 부하를 파악하기 쉬운 월별 기준으로 진행하였다.
적용 결과, 피크 부하가 50.9% 감소하였고, BFR이 72.2% 개선되었다(Table 4). 이는 에너지 사용량의 시간대별 변동성이 크게 줄어들었음을 의미하며, 에너지 소비의 평탄화가 효과적으로 이루어졌음을 나타낸다.
Table 4.
Changes in peak load and Best Flattening Ratio
Case | Peak load change | Best Flattening Ratio (BFR) change |
Monthly Flattening | 50.9% | 72.2% |
Fig. 9 및 Table 5는 월별 건물 에너지 사용량 패턴 평탄화에 따른 건물 용도 비율의 변화를 보여준다. 비록 본 연구에서 월 단위 부하 변동을 완화하는 ‘월별 평탄화 방식’을 적용하고 있지만, 월별 전력 소비량은 결국 하루(24시간) 단위로 누적된 결과이므로 시간대별 부하가 여전히 큰 영향을 미친다. 실제 서현동의 전체 에너지 사용량을 보면 낮 시간대에 전력 부하가 특히 높은 경향이 있는데, 2.3절에서 분석한 바와 같이 주거용과 도/소매 업종은 반대로 저녁 시간대에 에너지가 집중되는 패턴을 보인다.
이에 따라 최적화 알고리즘은 낮에 피크 부하인 업무용, 산업용 등 다른 용도 비율을 줄이고, 저녁 피크 위주의 주거용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해를 탐색하였다. 그 결과 주거용 건물의 비율을 높이고 에너지 사용이 주간에 집중되는 용도의 비중을 낮춤으로써 월별 에너지 소비 역시 한쪽으로 편중되지 않도록 평탄화를 달성할 수 있었다. 이는 결국 도시 전체 전력망 부하를 크게 완화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Table 5.
Change in building use ratio
Building use | Original | Adjusted | Change |
Residential use | 59% | 78% | +19% |
Wholesale and retail trade | 13% | 9% | -4% |
Accommodation and food service activities | 5% | 4% | -1% |
Other categories | 23% | 9% | -14% |
3.2 토의
본 연구는 에너지 공급이 아닌 수요 측면에서의 UBEM 기초연구로서, 건물 용도별 비율 조정을 통한 에너지 소비 평탄화의 가능성을 HS 알고리즘을 통해 입증하였다. 이와 함께, 에너지 소비 패턴과 건물 용도 비율의 상관관계를 정량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에너지 효율성을 도시계획에 통합하는 데 필요한 기초 자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에너지 사용량의 평탄화는 전력망 부하를 완화하고, 도시의 지속 가능성을 향상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특히, 재개발이나 신도시 건설과 같이 대규모 도시 변화가 이루어질 때, 에너지 효율성을 고려한 계획은 장기적인 이점을 제공한다. 따라서 에너지 소비 패턴을 도시계획 수립 시 고려함으로써 에너지 자원의 효율적 사용과 온실가스 배출 감소에도 기여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도시계획가, 에너지 전문가, 정책 입안자 간의 다분야 협력이 필요하다.
본 연구는 몇 가지 한계점이 존재한다. 첫째, 연구 대상 지역이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으로 한정되어 있어 다른 지역이나 도시로 일반화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각 도시의 에너지 사용 패턴, 건물 용도 분포, 인구 밀도 등의 차이는 연구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이를 고려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둘째, 에너지 소비 패턴 분석에서 전력 사용량에만 초점을 맞추었으며 난방 및 냉방에 사용되는 가스 등 다른 에너지원의 사용 패턴은 고려하지 않았다. 전체적인 에너지 소비를 정확히 평가하기 위해서 다양한 에너지원을 통합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셋째, 실제 도시계획에서는 건물 용도 비율이 에너지 사용량만을 기반으로 결정되지 않으며, 경제적 발전, 사회적 필요, 환경적 영향, 교통 인프라, 정책적 규제 등 다양한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전력 사용량은 도시 용도 비율 결정에서 하나의 요소일 뿐이며, 도시계획은 이러한 복합적인 요소들의 균형을 추구한다. 넷째, 본 연구에서는 한국전력공사에서 제공한 시간대별 전력 사용량 데이터를 활용하였으며, 해당 데이터는 유효전력(kWh) 기준으로 제공되었다. 그러나 Power Factor (역률)나 무효전력에 대한 정보는 포함되어 있지 않아 부하의 전력 특성을 완전히 반영하지 못하였다. 업종별로 공조기나 수송 설비 등의 사용으로 인해 전력 사용 패턴과 역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이러한 요소를 고려하여 정확한 부하 특성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향후 연구에서는 이러한 한계점을 보완하여, 도시계획의 다양한 요인과 에너지 효율성을 통합한 종합적인 모델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정책적, 경제적, 사회적 요인을 고려한 다각적인 접근을 통해 건물 용도 비율 조정의 현실적인 적용 가능성을 높일 필요가 있으며, 역률을 포함한 상세한 전력 데이터의 확보를 통해 부하 특성을 더욱 정확하게 반영한 에너지 소비 패턴 분석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지속 가능한 도시 에너지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온실가스 배출 감소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4. 결 론
본 연구는 건물 용도 비율 조정을 통해 도시 에너지 사용량을 평탄화하고 이에 따른 전력망 안정성 확보 및 에너지 효율성 향상의 가능성을 검증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재건축 가능성이 높은 1기 신도시 중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을 대상으로 건물 용도별 시간대별 전력 사용량 데이터를 5년간 수집 및 분석하였다. 이후 K-means 클러스터링과 PCA를 통해 각 용도의 에너지 사용 패턴을 그룹화하였으며 다양한 최적화 알고리즘(HS, PSO, DE, BH)을 비교한 결과 HS 알고리즘이 최적의 평탄화 효과와 빠른 수렴 속도를 보여 평탄화를 위한 방법으로 선정하였다.
알고리즘 적용 결과 피크 부하가 약 50.9% 감소하고 평탄화 지표인 BFR이 72.2% 개선됨으로써 연중 냉난방 수요 편중을 상당 부분 완화할 수 있었다. 이는 하루 24시간을 단위로 에너지 소비가 몰리는 시간대가 서로 다른 용도 간 비율을 재조정함으로써, 계절별 월간 소비 역시 균등화된 데 기인한다. 즉, 도시 전체로 보았을 때 월 단위 에너지 관리가 효과적이지만, 그 근간에는 ‘시간대별 부하 분산’이라는 기제가 크게 작용함을 확인하였다.
다만, 본 연구는 에너지 관점(시간대별 부하 분산)에 초점을 맞춰 건물 용도 비율 조정의 가능성을 부분적으로 시뮬레이션한 것이므로 도시계획 전반에 걸친 복합적 요소(교통, 환경, 사회․경제적 요인 등)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한계를 지닌다. 또한, 건물 용도 변경에 따른 실제 비용 분석이나 거주민과 이해관계자의 수용성 등을 다루지 못했다는 점도 추후 보완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본 연구를 통해 도시 재생 및 재건축 시 건물 용도 비율의 조정을 통한 에너지 수요 관리 전략을 제시함으로써 전력망 부하 완화와 온실가스 배출 저감에 유익한 지침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 법․제도․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하는 모델을 구축하거나 다른 신도시 및 다양한 도시 환경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하여 현실적이고 종합적인 도시 에너지 관리 방안을 탐색할 계획이다. 본 연구에서 제시된 실험적 연구 결과와 최적화 알고리즘 방법이 에너지 친화적 도시계획 수립에 기초 자료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